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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후기(Review)

접점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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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문
댓글 0건 조회 3,699회 작성일 23-11-2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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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을 감싸고 있는 끝부분 피복을 벗긴다. 결선 하려는 접점의 나사를 풀고 벗겨진 전선을 나사에 끼워서 드라이버로 조인다. 전선 한 가닥이 은색 접점 위에 엉거주춤 얹힌다. 한눈에 보아도 어색한 만남이다. 마치 내가 육십 후반 나이에 전기기능사 시험에 도전하는 것과 같다.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부산한국전기학원에 다닌다. 실기시험은 전선과 도구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해야 하므로 시험장과 같은 여건이 갖춘 실습장이 필요하다. 마치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려면 운전면허시험장과 동일한 조건을 갖춘 학원에 다니는 것과 같다. 학원에 등록했다.

 학원에서 첫 실습 과제로 전선 피복 벗기기 실습을 시킨다. 니퍼로 전선 끝을 집어 구리선에 상처가 남지 않도록 피복을 벗겨야한다. 니퍼를 잡은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피복은 벗기지 않고 손아귀에 땀만 난다. 옆 사람은 달인처럼 피복만 잘도 벗겨낸다.

 다음 날 전기 회로도를 나누어주며 설명한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를 보는 것처럼 복잡하게 선과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노선도에는 호선 구분과 역명이 적혀있어 1호선과 9호선이 구분된다. 그리고 호선마다 역명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그 중 환승역은 역명이 같다. 이처럼 회로도도 선 구분이 있고, 접점에 역명처럼 명칭이 있다. 그리고 공통접점은 명칭이 같다.

 1호선 지하철은 1호선 노선 역을 따라 운행하듯이 회로도도 선의 구분에 따라 그 접점을 바르게 연결해야 한다. 회로도에는 전기 부호와 영어 약어로 표시되어 있어 마치 난수표처럼 보인다. 잘못 해독하여 다른 선 접점과 연결하면 전기 기구들이 작동되지 않는다.

 설명을 들은 다음 날부터 각기 다른 회로도를 한 장씩 내어주며 선을 연결해 보라고 한다. 하루에 한 과제를 완성해야 한다. 그렇지만 나는 선에 맞는 접점을 찾지 못해 헤맨다. 머리가 아닌 손이 기억할 정도가 되어야 주어진 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다. 

 실습을 한 지 두 달이다. 난수표처럼 보였던 회로도도 익숙해져 해독할 수 있다. 양윤호 강사님의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에 따라 제어판 접점 연결과 배관 작업을 한다. 다만, 옆 사람처럼 재빠르게 선을 연결하지 못한다. 그래도 조금씩 연결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제어판 단자 번호 연습은 집에서 공개문제를 출력하여 회로도에 넘버링 했다. 상냥한 이미진 보조강사님이 틀린 부분을 지적해주었다. 실력 있는 두 강사님의 가르침 덕분에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늘었다.   

 드디어 실기시험일이다. 학원에서 실습한 것처럼 차분하게 제어판 결선 작업과 배관 작업을 했다. 육십 후반 나이 탓인지 옆 수험생처럼 빠르게 작업을 하지 못했다. 조급한 마음을 억누르며 내 페이스를 지켰다. 최종 점검 벨 테스트를 끝내자 감독관이 시험 종료를 알렸다.

 감독관 세분 중 한 분이 동작 테스트를 했다. 심장이 가슴에 토끼를 안은 것처럼 팔딱거렸다. 감독관이 기구 하나하나를 테스트하며 결과 여부를 말해 주었다. 모든 기구가 이상 없이 동작되었다. 제어판 귀퉁이에 감독관이 사인펜으로 동그라미를 쳤다. 내 눈에는 OK처럼 보였다. 제2 인생 직업 접점을 부산한국전기학원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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